2002금검조령

[TM]무림Rider
http://club.ipop.co.kr/murimrider

대본: 향나무
싱크: into5501

 

잡았다가 놓아주는 사랑의 유희

끝내 이뤄지지 않는 공허한 나의 사랑

그렇게 수많은 우여곡절을 겪고서도

멈출 수가 없다네

잡았다가 놓아주는 그대로 인해

내 맘속엔 의혹이 피어오르고

날이 갈수록 의혹은 지울 길이 없으니

결국 난 계속해서 고독하다네

 

차라리 그대의 품안에 갇히고 싶어

방황하는 나를 잡아주길 바라지만

그저 멀리서 묵묵히 지켜보기만 할뿐

아무런 도움도 주질 않네

잡았다가 놓아주는 사랑의 유희

끝내 이뤄지지 않는 공허한 나의 사랑

그렇게 수많은 우여곡절을 겪고서도

멈출 수가 없다네

잡았다가 놓아주는 그대로 인해

내 맘속엔 의혹이 피어오르고

날이 갈수록 의혹은 지울 길이 없으니

결국 난 계속해서 고독하다네

 

오프닝/엔딩곡 가사 번역: 박무영

 

원작: 와룡생

 

잡았다가 놓아주는 사랑의 유희

어디로 가야할지 막막하기만 한데

이렇게 방황하고 헤매면서도

멈출 수가 없다네

잡았다가 놓아주는 그대로 인해

내 맘속엔 의혹이 피어오르고

날이 갈수록 의혹은 지울 길이 없으니

결국 난 계속해서 고독하다네

 

주연: 우영광, 황곤현, 라해경, 애위

 

금

금 검

금 검 조

금 검 조 령

 

제 10 편

 

주인님이 말씀하신 관은...

더 안쪽에 있어

 

저 계집의 피는 옥아에게 적당치 않아

 

하지만 저 녀석은
옥아를 구하기에 딱 좋군

 

달아나지 못 하게 해야지

 

여긴 정말 괴상한 곳이네요

 

여기 관이 있잖아

관이 있으니까 한번 열어봐요

쪽지를 가져갔는지 봐야죠

 

그래 내가 열어보지

 

주인님

 

옥아, 마침내 널 구할 수 있겠구나

 

형님, 금화부인 오셨습니다

 

금화부인

 

눈이 빠지게 기다렸습니다

입에 발린 말은 관두고
무슨 일인지 말해봐요

조룡, 넌 물러가라

예

 

대장주, 무슨 일이요?

이렇듯 비밀스럽게
이 장주까지 물리시다뇨?

 

사실 상의하고 싶은 일이 있소

 

하지만 번거로운 일에 얽매여

적당한 기회를 못 찾은 것 뿐이요

 

우리 사이에 상의할 일이
뭐가 있는지 궁금하군요

있지요... 물론 있습니다

부인은 몰라도 난 관심이 많소

 

꼭 산장을 떠나야겠소?

 

맘에 안 맞으면 떠나는 게
내 일관된 행동이요

그 속질함이 맘에 드니
남아주길 간절히 바라는 바요

날 봐서라도 맘을 바꾸는 게 어떻소?

 

그럴 필요 없을 것 같군요

 

전혀 여지가 없소?

그렇소

 

내가 그렇게 쉽게 보내 줄 것 같소?

 

강제로 남게 하겠다는 거요?

필요하다면 그럴 거요

 

날 남게 할 수 있을까요?

 

오히려 묻고 싶군요

왜 날 잡아두려는 거죠?

 

첫째는 인재를 아끼기 때문이오

백화산장은 마침 인재가 필요하고

부인의 독을 다루는 기술은 일류이니

내게 큰 도움이 될 수 있소

둘째는

 

둘째는 뭐죠?

 

사랑하니까요

 

정말 사람을 놀라게 하는군요

하지만 애석하게

지금 백화산장에 남은 사람은
내 맘에 드는 사람이 없소

물론 대장주도 예외는 아니요

 

부인은 소령 외에는
아무도 맘에 들지 않겠지요

 

하지만 개의치 않소

 

그가 정말 돌아오면 함께 나눌 수도 있소

 

대장주는 통도 크시군요

그래요, 우리 묘강 여자는
남자가 많은 것쯤은 상관 안 해요

하지만 누구나 지아비로 삼지는 않죠

최소한 자신이 원하는
사람쯤은 있으니까요

 

게다가 소령은 당신의 의형제인데

그가 이 일을 어떻게 생각하겠소?

그가 돌아오면 여전히 삼제겠지만

아니라면 내 적이요

 

원래부터 의형제를 맺을
마음도 없었을 것이요

솔직히 말하리다

 

난 그의 무공을 이용을 해서

무림제패에 선봉으로 내세울 것이요

무림제패?

 

놀라셨소?

그런 대업을 위해서가 아니면
그렇게 공 들일 필요도 없소

날 남으라는 것도 내 독기술을 이용하여

무림제패의 꿈을 완성하려고?

그건 작은 부분일 뿐이요

 

중요한 것은 당신 때문이요

 

내가 독을 쓸지도 모르는데?

 

독수약왕이란 칭호를 들어 봤소?

독수약왕은 중원 제일의 독수라 자칭하오

 

그가 내 친구요

 

그를 이용해 날 상대하려고?

 

그의 능력을 난 거의 다 배웠으니
나 혼자 부인을 상대할 수 있소

 

자신 만만하시군

자신이 있으니까

 

당신 자심감이 강한지
내 기술이 더 강하지 두고 봐야겠군

 

독수전? 잠깐

 

시간을 끌려고?

내 오독지수에 죽은 후라면
독수전이 두렵지 않겠지

내 말을 들어보시오

오독지수는 이미 내가 통제했소

공격하지 않은 건
부인을 다치기 싫어서요

 

그렇군, 오독으로 날 해치지 않았어

 

굳이 독수전을 쏘겠다면

내 안전을 위해 전력으로 막을 테니

결과는 당신이 잘 알 것이오

 

내가 당신 죽이기는 아주 쉽소

 

당신은 이미 내 비밀을 알고 있는데
어찌 떠나게 할 수 있겠소?

 

정말 내가 그리도 싫소?

 

목숨을 잃지 나와 함께 하긴 싫단 거요?

 

거두시오

당신은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걸 알고 있소

 

내가 대업을 이루려하는데
부인이 동반해 주지 않으면

난 무척 외로울 거요

 

정말 날 진심으로 좋아해요?

 

이보다 더 진심인 적은 없었소

 

노독물! 형님에게
무슨 짓을 하려는 거야?

 

피를 뺀다, 안 보이냐?

주인님을 건드리기만 하면
죽여버릴 테다

 

입심은 꽤 세군

너희는 모두 내 인질이야

 

네 주인도 얌전히 피를
바치겠다는데

네가 어떻게 날 죽여?

노독물, 심목풍과 친구라고 했잖아

그는 우리 형님과 의형제를 맺었는데

앞뒤 사정 안가리고 피를 빼겠단 거냐?

 

사정 좋아하네

소령뿐 아니라 심목풍의 피라도

내 딸을 살릴 수 있다면
마찬가지로 뺄 것이다

노독물! 이 지독한 놈

그런 방법으로 네 딸의
병을 고친다 해도

깨어나서 남의 목숨과 바꾼 걸 알면
편안히 살 수 있을 것 같아?

닥쳐

 

계속 잔소리하면 벙어리 약을 먹여서

평생 한마디도 못하게 해겠다

 

옥란, 형제들

 

이제 그만 하십시요

 

내 피로 그의 딸을 살린다면

죽어도 억울한 죽음은 아니잖아요

 

하지만 부모님이
심목풍에게 잡혀 있으니

 

내가 죽어도 여러분이
구출해 주길 바래요

 

그럼 난 안심하겠소

주인님은 죽지 않아요...

 

큰 형님, 걱정 말게

부모님 일은 우리에게 맡겨

 

내 목숨을 바치는 한이 있어도
형님의 부모님을 구하겠어

 

너와 심목풍의 관계는
별로인가 보군

 

하지만 이 세 사람은
너에 대한 정이 지극하구나

 

내 피를 갖는게 목적이면서
왜 시간을 낭비하는 거요?

 

좋아, 너도 대장부로구나

또 내 딸의 생명의 은인이니

걱정 마라, 욕먹게 하진 않으마

 

- 안돼! 부탁이예요
- 노독물, 차라리 날 죽여

- 날 죽이란 말야!
- 노독물, 널 죽여버리겠어!

- 형님...
- 주인님

 

참아야 해, 큰형

 

큰형, 내가 못 나서 놈을 막지 못 하는 거야

 

형님, 평소 방법이 많았잖아

왜 지금은 생각을 못해?

 

부탁이예요, 제발 그만해요...

 

큰형

주인님

 

방금 내 얘기 때문에
노독물이 화를 냈고

날 벙어리로 만든다고 했으니
내 말이 정곡을 찌른 모양이야

그의 딸은 이런 방법을
좋아하지 않는거야

그렇다면 큰형을 구할 유일한 방법은
바로 그의 딸이야

낭자, 정신차려요

 

낭자, 제발 정신차려요

 

낭자, 어서 정신차려요
제발 부탁이요

 

그래, 큰형은 살 수 있어

 

어서 깨어나요

 

옥아

 

옥아

이제 어쩌죠?

 

어떻게 된 거지?

 

피를 많이 마셨으니 깨어나야지

 

내가 잘못 본 건가?

 

혈용단을 안 먹였잖아, 멍청하긴

혈용단을 안 먹으면
피가 서로 섞이지 않지

 

옥아...

정말 깨어났구나

잘 됐다

아버지, 이번엔 제가 얼마나 잤죠?

옥아... 걱정 마라

 

다시는 기절하지 않을거다

 

오늘만 지나면 네 병은 완치된다

낭자! 당신 목숨은

당신 아버지가 내 큰형
목숨과 바꾼 것이요

형은 아직도 피를 흘리고 있으니
어찌 그럴 수가 있소?

 

어서 당신 아버지를 멈추게 해요

 

아버지, 또 살인하셨어요?

잠깐 기다려라...

 

이 말 많은 놈

 

평생 입도 뻥긋 못하게 해주마

 

아버지

 

죽여버리겠어

 

옥아!

다가오면 죽어버리겠어요

옥아

낭자, 큰형의 목숨이 위험하오

어서 관을 뽑아 달라고 해요
닥쳐!

어서 관을 뽑으세요

옥아, 저자의 피는
다른 사람 것과 다르다

그의 피로 네 병을 완전히
낫게 할 수 있어

이 기회를 놓치면 다시는 없어

 

약속하마, 이번이 마지막이고
다시는 살인하지 않으마

아버지

제 목숨을 위해서
남의 목숨을 빼앗을 순 없어요

 

하물며 그도 부모와 가족이 있을 테니

그가 죽으면 슬프지 않겠어요?

 

아버지, 어서 멈추세요

 

시간을 좀 끌다가 저 놈이 죽으면

옥아도 할 말이 없겠지

낭자, 당신 아버지가
관을 뽑지 않으면

우리 주인님은 죽어요

 

아버지, 그가 죽으면
저도 따라 죽겠어요

옥아!

 

운명이군

 

- 주인님
- 큰형...

 

아버지, 그들도 풀어주세요

 

너희 혈은 풀렸다, 가봐

 

- 주인님
- 큰형...

걸을 수 있겠어? 못 걷겠으면

우리가 번갈아 업겠어

큰형, 내가 업을게

 

걸을 수 있어요

 

역시 약왕 실력은 대단하군요

약을 먹으니 많이 회복됐어요

 

네 목숨을 살리기 위해
희귀한 영단을 준거다

가요

 

- 큰형
- 잠깐만요

 

당신 목적이 무엇이든
목숨을 구해줘서 고맙소

아주 젊은 분이군요

근데 왜 저들이 큰형이라 부르죠?

강호 의형제는 나이로 따지지 않소

나이로 안 따져요?

 

그럼 뭘도 따지죠?

인품과 무공으로 따지죠

 

인품과 무공?

그렇소, 인품과 무공에서
큰형이 우리보다 뛰어나니

큰형님으로 삼은 것이요

낭자

낭자라고 부르지 마세요

난 남궁 옥이에요, 당신들은요?

 

소령이요

 

상팔이요

 

두구요

 

저 언니는요?

 

옥란이오

 

정말 아름답군요

나도 언니처럼 아름답다면 좋겠어요

 

남궁 낭자도 아름답소

마음씨도 착해서 정말 감탄할 만 하오

제 기분을 좋게 해주시는 군요

제가 착한 걸 어떻게 아시죠?

방금 출혈이 심해 혼미한 상태였지만

당신들의 얘기는 모두 들렸소

 

더구나 낭자의 말은
가슴 깊이 새기겠소

 

결국 낭자는 내 생명의 은인이요

 

사실 모두 제 잘못이예요

 

병에 걸리지 않았다면

아버지도 당신의 피로
날 구하려하지 않으셨겠죠

생명의 은인이라니 부끄럽습니다

아무튼 낭자가 아니었으면

내 목숨은 진작 황천 행이었소

여기서 맹세를 하건대

부모님의 일이 해결되면
반드시 돌아오겠소

내 피로 낭자에게 보답하겠소

 

사실이냐?

절대 식언하지 않습니다

 

주인님

그쯤 해두자

 

남궁 낭자도 피곤할 거야

더 이상 방해하면 안돼

 

약왕 어른, 남궁 낭자, 그럼 이만

 

소 오라버니

 

무슨 일이오? 남궁 낭자

 

제 얘기가 정말 가슴에
새길만 한가요?

 

그렇소

 

됐어요, 그만 가보세요

 

너희 물건은 동굴 입구에
있으니 알아서 가져 가

 

괜찮아요

 

큰형, 심목풍은 형을 원하니
정면대결만 하지 않으면

절대 형의 부모님을
해치진 않을 거야

 

그렇긴 해요

 

하지만 백화산장에
잡혀있게 할 순 없으니

구출해야 해요

그건 당연하지

내 말은 구출하지 말자는 게 아냐

시간을 좀 벌면
계획을 세울 수 있어

 

알겠습니다

 

그것 때문에 옥란과
제가 찾아온 겁니다

 

솔직히 저도 별 방법이 없습니다

강호에서 절 도울 수 있는 사람은
두 분 뿐이죠

형은 심목품의 함정에 빠져서
이렇게까지 된 거지

형의 인품으로 도와주는
사람이 없다니 말이 안돼

 

강호에 나온 지 겨우 한 달인데

사방에서 날 적으로 보니

강호는 정말 힘들군요

주인님, 걱정하지 마세요

최소한 우리 셋이 있잖아요

 

큰형, 그 말을 들으니 생각나는군

백화산장으로 사람을 구하러 가든

심목풍과 결판을 내든

우리 넷의 힘으로는 부족해

만약 무림정파와
힘을 합할 수 있다면

심목풍쯤은 가볍게 상대할 수 있지

 

약왕 동굴에서처럼 좋은 수를
생각할 줄 알았는데

전부 쓸모 없는 말이군요

 

끝까지 들어봐

큰형과 무림 정파의
오해가 깊은 건 알아

하지만 오해일 뿐이니
오해만 풀리면

모든 문제는 해결되는 거잖아

말은 쉽죠

여태 그들의 추격을 받아왔어요

 

지금은 상황이 달라

그 때는 다들 화가 났고

심목풍의 음모까지 있었으니

설명이 먹힐 리 없었지

 

하지만 지금은 시간이 흘렀으니

그들도 의문점을 발견했을 거야

셋째, 개방방주 소만전의 제자
이유전을 기억해?

 

그럼요
그는 우리에게 빚진 게 있지요

그렇지

우리가 아끼던 개 두 마리를

그를 구하려고 희생시켰으니

이제 그 빚을 돌려 받을 때가 됐지

 

형님 말씀은...

 

지금 9대 문파는 공격 문제로
난리가 났을 것이다

개방 방주만이 중립을 지키고 있어

그래서 9대 문파가
그들과 결연을 맺으려하니

개방파는 무림인사들의
우두머리가 됐지

 

하지만 이유전이
옛일을 생각해 줄까요?

그건 걱정 마

개방파는 의리라면 끝내주지

이유전은 의리를 저버릴 사람이 아냐

 

무림 정파가 정말 힘을 합한다면
더 이상 바랄게 없지요

 

그럼 언제 이유전을
찾아갈 겁니까?

더 미룰 수 없어

내일 당장 찾아가야겠다

그럼 주인님의 결백은
곧 밝혀지겠군요

 

옥란 낭자, 이제 내 말이
쓸모가 있겠지?

 

계속 날 놀릴거예요?

 

또 그런다

 

- 주인님, 자들 좀 봐요
- 됐어... 화 내지 마

 

날이 밝았네

지난밤 이상하게 맘이 불안했으니

령 아우에게 무슨 일이 생겼나?

 

악 낭자, 이렇게 일찍
어디를 가시오?

백화산장 부근에 가보려구요

왜 날 부르지 않았소?

 

내 일이니 방해하고 싶지 않아요

왜 이렇게 일찍 일어났어요?

 

점원을 부르려던 참이었소

채식식사를 준비시키려고요

낭자가 깨어나면 바로 먹을 수 있게

 

이렇게 빨리 떠날 줄 몰랐소

 

신경 써줘서 고마워요

 

인사도 없이 떠나고
싶진 않았어요

밤새 잠을 못 자서
일찍 떠나는 거죠

악 낭자, 난 속 좁은 놈이 아니요

그런 작은 일에 맘쓰진 않소

백화산장까진 얼마간 거리가 있소

뭐라도 먹고 출발합시다

왜 가려는지 묻지도 않고
날 따라오려는 건가요?

 

소령의 일 외엔 신경도 안 쓰는데
뭐 하러 묻겠소?

 

그래요

령 아우가 위험에서 벗어나

심목풍을 찾아 갔을까봐 걱정이 돼서
백화산장 근처로 가려는 거예요

전혀 개의치 않나요?

솔직히 말해 나도 밤새 못 잤소

 

어젯밤 당돌했던 점을
후회하고 있소

 

잘 생각해보니

소령도 그렇고 소백도 그렇고

둘 다 나보다 나아요

그들은 낭자의 목숨도 구해줬으니

비교해보면 난 아무 것도 아니요

 

이런 저런 생각하자니
번뇌만 늘더군요

 

악 낭자에게 웃음거리만 됐겠지요

 

지나친 말씀이군요

사실 당신은 맘이 넓어서
어떤 일도 솔직하게 얘기하니

진짜 군자나 대장부의 행동으로
감탄해도 모자랄 판인데

웃음거리로 생각하다니요

그 말이 진심이라면
죽어도 여한이 없소

 

모두 진심이예요
의심하지 마세요

 

잘 봐줘서 고맙소

 

사실을 말한 것 뿐이예요

 

왜 사람마다 이렇게 큰 차이가 나죠?

 

누구 말입니까?

 

그냥 해 본 말예요, 가요

 

형님, 무슨 일로 급히 부르셨습니까?

 

우문한도는?

 

조룡

부인은 우리편이니
무슨 얘기든 해도 좋아

예

 

아침에 우문 형을 데리고
자질이 있는 자를 고르게 했으니

이제 정말 잘 훈련시킬 겁니다

 

너는 우문한도와 생사를
같이 한 경험이 있다

 

허나 강호 경험으로 알겠지만

어떤 일은 직접 눈으로 봐도
사실이 아닐 수 있지

소령의 일을 우리에게 뒤집어
씌운 걸 보면 증명이 되잖아

맞는 말씀입니다

 

어제 대청에서 넌 그를
잡아두려고 했지

지극히 아껴주던 그 장면은
더 이상 따지지 않겠다

 

사실 나도 그를 보낼
맘은 없었으니까

허나 네가 저지른 실수로
일을 많이 줄여줬지

하지만 경고하는데

앞으론 조심해서 일하도록 해라

가르침 감사합니다
잘 알겠습니다

 

됐다, 물러가 봐

예

 

뭐 때문에 그리 기뻐하시오?

 

어쨌든 주조룡은 이 장주인데

정신없이 혼을 내다니

내 앞에서 위풍을
부리려는 건 아니겠죠?

 

날 얕잡아보지 마시요

 

어찌 그런 작은 일로
위풍을 부리려 하겠소?

 

무림을 제패하고 천하 군웅 앞에서

내 진정한 위풍을 보여주겠소

 

그럼 왜 내 앞에서
주조룡의 체면을 깎아 내렸죠?

둘 다 우리편인데
무슨 얘긴들 못 하겠소?

여기서 체면 좀 깎이는 게
밖에서 목숨을 잃는 것 보다 낫소

혼내는 것도 다 그를 위해서요

아니면 남에게 계속
속아 넘어갈 것이요

 

남이라는 게 우문한도인가요?

 

부인은 그를 어떻게 생각하오?

너무 음흉해요

내 목숨을 구해줬지만

그에 대한 인상은 별로 좋지 않아요

확실히 대단한 사람이요

 

내가 많은 방법을 써봤지만
전혀 틈을 보이지 않소

 

사실 그를 죽여
성가시지 않게 할 수도 있소

하지만 그런 적수는 보기 힘드니

완전히 승복하게 할거요

그래야 무림 제패때 걸맞지 않겠소?

서로 속고 속이는 관계는
난 정말 관심 없어요

 

역시 소령 아우가 좋죠
순박하고 단순하니까요

그런 말하면 내가
화낼텐데 두렵지 않소?

 

뭐가 두렵죠?

익히 알고 있는 사실이잖아요

당신은 결국 내 몸밖에 못 얻어요

 

하룻밤 새에 뭐가 달라지나요?

 

내가 좋아하는 여자는
역시 남들과 달라

 

날 실망시키지 않는군

 

방주님, 손님이 오셨습니다

들어오시오

 

소령이 영웅들께 인사드립니다

 

두 분은 제 의형제인
중주 이고 상팔과 두구입니다

 

옥란 낭자입니다

 

개방방주 소만전이오

여기는 개방의 소재지라

내가 영웅들을 대신해
소형께 인사드리겠소

소 방주님, 수고하십니다

소 형은 오해를 풀기 위해 왔다고요?

 

그렇습니다

 

결백을 밝힐 기회를 주십시요

 

소령, 모든 건 내가 직접 봤는데
뭘 설명하겠다는 거지?

여기서도 교묘한 말솜씨로
사실을 뒤바꾸려고?

 

아버지, 상대하지 말아요

 

소령, 내 일장을 받아라

 

큰형, 괜찮소?

 

괜찮습니다

왜 반격하지 않지?

 

낭자에게 빚이 있기 때문이요

 

그 날 주루에서 내가 당신들을 막아서

주조룡에게 복수할 기회를 잃었죠

고의는 아니었지만
계속 한을 품고 있을 거요

사실 내가 낭자를 막지 않았어도

주조룡을 해치지 못 했을 겁니다

 

좋다, 주루에서의 일은
따지지 않겠다

 

하지만 마차 안에서
내게 암기를 쏜 건

변명할 여지가 없겠지?

당시 난 마차 안에 있긴 했으나

독에 중독돼 혼미 상태였소

암기로 여러분을 해친 건
제가 아니라 다른 사람이었소

누구지?

심목풍

 

심목풍?

 

소룡, 책임을 떠넘기며
우릴 우롱하는 거냐?

지금 우리를 어린애로 여기냐?

 

거짓말도 졸렬하게 하는군

 

교묘한 말솜씨라는
아버지 말씀조차 우습구나

거짓말이라뇨?

주인님 말씀은 사실이예요

방금 일부러 맞아 주기까지 했는데
고마운 줄도 몰라요?

당신을 두려워 할 줄 알아요?

옥란, 그만해

 

너희 두 사람은 거짓말
하기로 짜고 왔겠지

소령, 거짓말하느라
머리 굴리지 말고

검으로 진실을 가리자

 

잠깐

 

보 장문, 지난번에 이미
그와 겨뤄보셨잖소

 

이번에는 제게 기회를 주시오

이번에는 안 끼여들 테니
젊은 사람들이 해 보게

 

감사합니다, 보 장문

 

소형의 무예가 뛰어나다 들었소

나 전협청에게 한 수
가르쳐 주시요

 

전 형, 저는 무예를
겨루러 온 게 아니니

모시지 못함을 용서하시요

 

정중히 청했건만 거절하다니

날 무시하는가 보오

말씀이 과하십니다

저는 정말 전 형과 겨룰 수 없는데

왜 난처하게 하시는 거요?

 

확실히 내 체면 만으론 부족하군

 

그렇다면 이 장검으로
체면을 좀 살려야겠다

 

사부님

무위 도장님

 

소령의 무공이 어떤지 좀 봅시다

 

소령은 개방의 분타에
도착하였습니다

잘 감시하도록

일거수 일투족을 내게 보고하라

 

다 들었으니 물러가라

예, 형님

 

소령과 그 계집이 개방 분타에서
여러 문파와 만난다고?

소령의 여자 다루는 솜씨가
보통이 아니네요

누군 그 때문에 죽지를 않나

누군 위험을 무릅쓰고
따라다니질 않나

 

누군 또 밤낮으로 그를 그리워하지

 

소령이 그들 편이 된다면

영웅 대회는 물거품이 되겠군요

 

웃기는 소리

 

그깟 소령이 내 영웅 대회를
막을 수 있나?

 

내가 그의 부모를 잡고 있는데

 

난 이미 얘기했소

 

계속 검을 안 뽑겠다면
나중에 원망이나 말게

 

뛰어난 솜씨군

 

아버지, 전 오라버니의 검법은
정말 빠르고 멋지군요

그래, 기세가 등등하고
숙련된 경지에 이르렀구나

 

허나 아직껏 소령의 털끝하나
못 건드리고 있어

 

만전, 저 젊은이들의
무공이 대단하구나

그렇군요, 사부님

 

이 사실이 알려지면

내가 검도 안 뽑은 사람과
무승부를 이뤘다고 할테니

체면이 서지 않지

 

큰일났군, 엽청이
살기를 뿜기 시작했어

 

하지만 그의 무공은
소령의 적수가 못 돼

소령이 급한 맘에 검을 뽑는다면

엽청이 큰 손해를 보게 돼

 

큰일났군, 살기를 뿜고 있어

화가 끝까지 났으니 조심해야겠군

 

소령, 난 분명히 경고했으니

계속 검을 뽑지 않으면

크게 후회하게 될 것이다

 

무위 도장

 

멈춰라

 

장문 사백님

우선 물러가거라

 

물러 가래도!

 

소 방주님

저희 문파 제자가 혈기가 왕성하여
예의를 모름을 용서하시오

본분을 잃고 우위를 다투려 했으니
사죄 드리겠소

무슨 말씀이시요, 무위 도장

소 방주, 지금 함정을 파 놓고
우리에게 뛰어들라는 거요?

애초에 얘기가 된 거잖소

큰형이 여기 와서 결백을 밝히기로

헌데 몇 마디 하지도 않았는데
일장을 맞지 않나

억지로 결투를 치르지 않나

이게 명문정파의 행동이란 말이요?

 

관둡시다, 여기 개방의 근거지이지만

주재하지 못 하는 것 같소

여기서는 이치가 통할 줄 알았는데

툭하면 무력으로 해결하려는 곳이군

큰형, 다 내 잘못이야

이유전의 말을 믿고
호랑이 굴로 데려왔으니

정말 대단해, 자극법을 쓰시는 군

개방파 사람들이 이제
앞에 나서야겠지

 

저 중주 이고의 상팔은
똑똑한 놈이군

개방이 나서지 않을 수
없게 만들고 있어

그리고 단체로 공격할
기회를 무마하는 거야

 

하지만 이러면 만전이 난처해지지

 

상팔, 내 제자가 은정을
빚진 걸 알고 있으니

개방파는 꼭 갚을 거요

그건 걱정 마시요

하지만 그 은정을
남용하지 말기 바라오

여긴 개방의 지반이니
당연히 개방이 주재할 것이요

어르신들도 내 체면을
봐 주실 것이요

상팔, 할 얘기가 있거든
단도직입적으로 하시요

 

소 방주께서 그리 약속하시니
안심이 되오

하지만 설명이 만족스럽지 못하다면

얘기는 달라질 거요

여기 계신 어르신뿐 아니라

개방 모든 제자가 악인을 제거할 거요

 

저 소만전은 대단한 사람이군

은혜를 들먹이긴 했으니

내가 제대로 설명하지
않으면 안되겠군

아니면 결투만 남을 테니

우리에게 이득이 안되지

 

뚱보, 자신이 있긴 한 거예요?

아니, 사실을 말할 따름이지

중요한 점을 말하겠지만

그들이 안 믿어주면
나도 어쩔 수 없어

 

우리가 이러다 죽겠어요

 

형님, 중요한 일이니
장난치면 안 돼요

설명을 기다리고 있잖소

 

간단하오

 

첫째, 큰형은 강호에 처음 나와

경험이 없어 아직 시비를
가리지 못 했소

그래서 백화산장에
들어가게 된 거요

하지만 이미 빠져 나왔고

이 호랑이 굴로 들어왔잖소

어르신들께 사정을 설명하려고요

 

둘째, 심목풍은 큰형이
충성하길 바랬소

하지만 큰형은 어질고 너그러워

그의 일당이 될 수 없단
것도 알고 있소

그래서 그런 못된 계책을
생각해 낸 것이요

큰형이 갈 곳이 없어
자신에게 충성하도록 말이요

고목대사 등의 사망과
홍앵 낭자의 부상은

모두 심목풍의 짓이요

여러분 중에 누구도

큰형이 사람을 해치는 걸
본 사람이 없을 거요

 

셋째, 큰형의 부모님은

지금도 백화산장에 연금돼 있소

큰형은 약한 이를 괴롭히긴 싫지만

부모님의 고생도 모른 척 할 수 없으니

진퇴양난의 상황에 처했으며

여러 영웅들과 어려운
오해까지 얽혀 버린 거요

그래서 결백을 밝히려는 것이요

 

그게 사실이요?

혈육의 정이 있는 친부모님이요

어찌 그분들의 안위를
농담삼아 하겠습니까?

왜 진작 말하지 않았소?

보기만 하면 죽이려 드니
말할 기회가 있었어요?

 

부모님을 구할 급한 마음에

설명할 여유도 없었으니

그래서 오해가 계속 쌓인 겁니다

 

얼어붙은 나의 사랑을 보면서

 

내 맘속에 눈 내리는 소리를 듣네

 

세상은 순식간에
잿빛으로 물들고

 

공기 중으로 퍼지는
슬픔을 느끼네

 

지난날의 맹세를
저버린 건 누구인가

그대는 내 눈앞에서
천천히 멀어져만 가니

차갑게 얼어붙은 이 밤

아름다웠던 지난날은
되돌릴 수가 없구나

 

하늘 가득 흩날리는 눈꽃은

바로 나의 얼굴로 떨어져

내 눈물과 섞여 흩날리네

시선은 모호해지고

사랑의 고통에 지쳐서

옳고 그름도 분별할 수가 없네

하늘 가득 흩날리는 눈꽃은

매일매일 나를 덮어오고

눈앞의 풍경을 가린다네

애타게 찾아헤맨 꿈은

그렇게 요원하기만 하고

깊숙히 쌓이는 눈 때문에
한발짝도 움직일 수가 없네

하늘 가득 흩날리는 눈꽃은

산산히 부서진 우리의
첫사랑과도 같으니

사랑은 바람 속에서 천천히
떨어져 사라져간다네

마음속에 활활 타오르는
불꽃이 있다한들

그대가 준 기나긴 겨울을
어떻게 견뎌야 하나